2024. 1. 11.

 

 


1. 상황

1월 5일 점심께 뉴스 속보가 떴다. 연평도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속보를 본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하여 술렁였다. 

이날 오전 북한이 200여 발 사격했다고 한다. 그에 맞서서 국군도 대응 사격 훈련을 진행하면서 연평도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린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새해 첫날부터 군사행동을 고강도로 진행해 왔다. 

국군은 1월 1일 철원 포격사격장에서 150발 사격을 진행했다. 

1월 2일에는 수도기계화보병사단, 2신속대응사단, 6·7·12·15·22보병사단, 8·11기동사단, 2기갑여단, 2·3·7포병여단, 12·17항공단 등 육군 9개 사단, 4개 여단, 2개 항공단이 전방 지역에서 포사격과 기동훈련을 진행했다. 전면전을 할 수 있을 규모다.

1월 3일에도 동·서·남해, 3개 바다 모두에서 함포 사격 훈련과 해상기동 훈련을 하였다. 

북한도 1월 5~7일 군사행동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5일 200여 발, 6일 60여 발, 7일 90여 발의 포사격을 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군은 5일에는 북한이 발사한 200발의 2배인 400발을 쏘면서 대응했으나, 6일과 7일에는 대응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6일에 한 것은 포사격이 아니라 기만작전이었다고 발표했다. 한국군의 탐지 능력을 시험해 보고 망신을 주기 위해 포사격을 하는 것처럼 폭약을 터트렸다는 것이다. 실제 포사격은 단 한 발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7일 북한의 수준 낮은 심리전일 뿐이라고 일축하더니 다음 날인 8일에는 북한이 60여 발 포사격하기 전후로 10여 회 폭약을 터트렸다고 설명을 바꿨다. 

새해 벽두부터 심상치 않은 공방이 오갔다.

 

1일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 포병사격장에서 전개된 육군3보병사단 포병여단 포탄사격 훈련. K55A1 자주포가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2. 윤석열 정권, 전쟁을 유도하고 있다

작년 12월 28일, 국정원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1월 3일에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BBC코리아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군사도발을 하거나 한국을 겨냥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권은 남북 충돌 가능성을 예견하면서도, 고강도 군사행동을 펴가고 있다. 더 나아가 1월 9일 군 관계자가 9.19합의에 따라 군사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던 완충지대에서 앞으로 실사격 훈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사흘 간의 군사 충돌 뒤에도 남북 대결을 계속 고조시킬 방침인 것이다. 이 정도면 윤석열 정권이 남북 충돌을 단순히 전망하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옛날 같으면 남북 대결을 얼마 정도 고조시키기만 해도 보수세력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1997년 총풍사건 때도 이회창 측이 북한에 요청했다는 것도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히 남북 대결 분위기가 고조되는 것만으로는 국힘당이 유리해진다고 볼 수 없다.

일단은 북한은 핵보유국이고 한국은 비핵보유국이다. 윤석열 정권이 아무리 고강도 군사훈련을 해도 북한을 제압하기 어렵다. 어쭙잖게 대결을 부추겨봤자 북한의 강경 대응만 불러올 것이다. 

이때 윤석열 정권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이 실력도 없으면서 괜히 남북 대결에 뛰어드는 바람에 한국이 위험에 빠졌다며 역풍이 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전쟁을 바라지 않는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북한에 맞서 강한 모습을 보이길 바라는 보수층도 실망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전쟁 같은 상황이 되면, 북한에 맞서야 한다는 여론을 강하게 결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윤석열 정권은 단순히 위기만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의 직접 충돌을 바라며,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강경한 태도다. 

북한이 작년 12월 26~3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진행했다.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조선반도에서 언제든지 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하여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보면 전쟁이 나느냐 마느냐를 가늠할 단계는 이미 지났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이 전쟁 유도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우리는 전쟁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될지만 변수로 남은 상황이다. 매우 위험천만한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28일 육군5사단 열쇠전망대를 방문했다. 같은 날 국정원은 북한이 2024년 초에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3. 전쟁이냐 탄핵이냐

우리 국민들은 전쟁을 절대로 바라지 않는다. 전쟁이 나면 우리의 일상은 파괴되고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전쟁을 결단코 막아야 한다. 

한국 정부는 전쟁을 막기 위해 군사 대결 고조 행위를 긴급히 일체 중단하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북한에 요구해야 한다. 

문제는 윤석열 정권이다. 윤석열 정권이 대결 중단, 평화협정 체결에 나설 리가 없다. 결국 전쟁을 막으려면, 전쟁이 나기 전에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는 것 외에 답이 없다.

전쟁이냐 탄핵이냐, 그것이 문제다. 이것은 시간 싸움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