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 : 2025년 07월 08일
글 제목 : [발제문] 국제 질서의 변화와 한국 사회 변화의 가능성
[발제문] 국제 질서의 변화와 한국 사회 변화의 가능성
- 이형구 국민주권당 정책위 의장
1. 내란세력 지지, 대선 개입, 전쟁 강요로 민심의 저항을 받는 미국
한국이 내란과 대선 정국을 지나는 동안 미국은 매 순간 깊이 개입했다.
먼저 미국은 한덕수, 최상목을 지지한다고 거듭 밝히며 윤석열 내각이 대행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었다. 이어서 미국은 이재명 대통령을 범죄자 취급한 의회조사국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또한 박선원 민주당 의원 폭로로 미국이 헌법재판소 판결 지연에 관여했다는 게 드러났다. 트럼프가 전화로 한덕수에게 직접 출마를 종용했다. 대법원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파기환송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미국이 관여했을 것이라고 추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선거 마지막에는 국제선거감시단이라는 단체가 와서 부정선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은 관세 인상을 빌미로 경제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방위비분담금 및 국방비를 인상하라고 한다. 여기엔 미국이 한국을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한국을 대 중국용 항공모함 취급하며 국방비를 올려 중국을 상대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자기 구상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대선에서 국힘당을 재집권시키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미국은 대선 승리는 고사하고 한덕수를 국힘당 후보로 내세우려 했던 것조차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 미국의 내정간섭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미국 규탄 여론이 높아졌다.
내란 정국 초기에 미국이 한덕수와 최상목을 지지했다는 소식을 전하면 유튜브 등에 “가짜뉴스다. 미국은 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했다”라는 반응이 곧잘 나왔다. 미국은 좋은 나라이기 때문에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과 함께 미국이 내란세력을 지지한다면 그건 큰 악재이기 때문에 부인하고 싶은 마음이 작용했을 것이다.
지금은 미국에 기대하는 기류가 확연히 줄고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야 한다는 경향성이 부쩍 증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미국에 대한 숭배심과 공포심이 옅어지고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2. 미국 문제는 한국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
미국 문제는 한국 사회가 진보하는 데서 본질적인 문제다.
지금 시대정신은 국민주권이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려면 대외적으로 자주를 실현하는 것이 핵심적이고 기초적으로 필요하다. 식민지 상태에서는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미국은 자기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에 내정간섭을 끊임없이 해왔다.
역사를 잠시 돌아보자면, 현 한국 체제를 만든 것이 미국이다.
일제로부터 광복을 맞았을 때 미국이 개입해 한반도를 분단시키고 미군정을 실시했다. 우리 국민은 자치 기구를 꾸려 자력으로 통일독립국가를 만들려 했다. 그런데 미군정이 저항하는 국민을 탄압, 학살하며 분단을 고착화하고 친미 세력을 집권시켰다.
“미국 측 제안대로 전부 동의하라. 미국의 힘으로 정부가 세워졌고 앞으로도 미국의 힘에 의하여 유지될 우리 정부가 미국 사람들의 비위를 거슬러 가면서 그들의 그만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겠는가.”(「안재홍 유고집」, 한동혁 엮음, 『지배와 항거』, 힘, 1988.)
이는 이승만이 했다는 말이다. 미국은 이러한 친미 체제를 유지하려 해왔다. 박정희의 5.16 쿠데타, 전두환의 12.12사태,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에 개입한 이유다.
지금 한국 사회가 살기 어려워서 많은 국민이 고생하는데, 지금과 같은 사회상을 만든 것도 미국이다. 미국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를 인위적으로 조장하며 한국 정부에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했다. 그 결과 IMF 사태를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확연히 달라졌다. 경제 규모가 확대되었을지 몰라도 삶의 질이 엄청나게 하락했다. 이는 명백히 우리 국민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기밀 문서에 보면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에 있는 미국 간첩들이 남북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미국에 보고했다. 한미FTA 때도 미국을 위해 죽도록 싸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이든 정부 때도 대통령실을 손금보듯 도청하고 있다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
이렇듯 미국은 대통령실에서부터 법원 판결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자기 입맛에 맞게 한국 사회를 주무르려 하였다. 국민이 국민의 뜻에 맞게 한국 사회를 만들어가려면 미국의 간섭을 저지하는 것이 필수다.
3. 몰락하는 미국과 자주화 흐름
이러한 상황에 미국의 패권이 눈에 보이도록 약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은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세계 패권을 장악, 유지하고 있었다.
군사력 측면에서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과 유럽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직접 참전하지는 못했는데, 러시아와의 전쟁에 휘말리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군사 훈련도 시켜주었지만, 러시아가 승리하고 있다. 경제 제재도 하였지만, 러시아보다 유럽이 더 타격을 입었다.
최근 이란 전쟁이 벌어졌는데 여기서도 미국이 꼬리를 내렸다. 미국은 이란을 굴복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황급히 휴전하였다.
휴전 직전 이란이 미군기지를 공격했는데, 트럼프가 미리 알려줘서 고맙다고 이란에 인사하였다. 이란이 공격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약속 대련이라는 말도 많지만, 그렇게만 볼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란이 미리 알려준 것보다도 이란이 미국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한 말만 따르면, 사전에 예고해 주기만 하면 얼마든지 미국을 공격해도 되는가? 미국은 옛날 같으면 미국은 이란이 사전에 예고했건 말건 상관없이 이란에 보복했을 것이다.
미국은 이란의 핵보유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공격했는데, 오히려 이번 전쟁으로 이란이 북한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미국은 북한을 상대로는 전쟁할 엄두를 못 내고 친서를 받아달라고 북한에 애원하다시피 하고 있다.
경제면에서도 미국의 힘은 약해졌다,
트럼프가 중국을 압박해 미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게 만들길 원한다.
그러나 중국이 보복관세를 매기고 국채를 팔고 환율을 조정하고 희토류를 통제하니 오히려 미국이 협상장에 끌려 나와 중국의 요구를 수용했다.
관세도 계속 유예하고 있다. 4월에 발효한다고 했다가, 90일 유예하더니, 유예기간이 끝나가자 또 8월 1일로 늦췄다.
처음에는 트럼프의 관세전쟁에 전 세계가 놀라며 전전긍긍했지만, 지금은 서둘러 미국과 합의를 보려고 조바심 내며 달려들기보다는 시간을 끌며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려는 태세다.
초반에는 캐나다와 멕시코 같은 미대륙 국가들이 트럼프에 반기를 들면서 이목을 끌었다. 최근엔 일본이 눈에 띈다. 일본은 나토 정상회의에도 가지 않고 일본에 나토 연락사무소를 개설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사실상 중단됐다. 미국이 방위비분담금을 올리라고 하자 미일 2+2회의를 취소해 버렸다. 일본은 관세 협상에서 미국 국채 카드를 쓸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여차하면 미국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트럼프는 일본이 매우 완고하다면서 매우 잘못 길들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하지만 미국의 패권은 손에 쥔 모래알처럼 빠르게 흩어지고 있다.
4. 미국의 무리한 요구와 주권자의 성장
미국이 패권이 약해졌는데,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들의 반발을 초래해 패권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
미국이 하는 요구도 점점 더 극단적이고 무리한 것들이다. 미국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샹그릴라 대화에서 안미경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한국 입장에서 중국과의 경제 교류를 끊으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렵다.
또 미국은 대만 전쟁에 한국이 기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과의 전쟁에 휘말리면 그야말로 파국이다.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면 한국은 파국이다. 미국의 부당한 패악질에 맞서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는 것은 시급한 눈앞의 과제가 되었다.
한편 우리 국민은 내란 정국을 거치며 주권자로 한층 더 각성하고 국민주권 실현을 위해 나서고 있다.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더욱 적극적으로 맞서려 하고 있다.
자주를 실현하는 것이 당면 과제이자 실현 가능한 목표가 되고 있다.
촛불행동 집회에서 미국 규탄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들은 반미를 하자고 모인 것이 아니라 윤석열을 탄핵하기 위해 모여서 행동하기 시작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반윤석열 투쟁을 거치며 내란세력의 편을 든 미국을 향해 규탄 목소리를 내는 것을 꺼리지 않게 되었다. 또한 트럼프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기 위해 많은 단체들이 행동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몰락하고 있고 무리한 패악질을 부리고 있으며 그에 반해 주권자의 역량은 뚜렷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 본질적인 문제인 자주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5. 자주 민주 통일을 실현하자!
자주 민주 통일은 과거 선배들이 독재정권 하에서 투쟁하며 얻은 결론이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 결론은 변하지 않았고, 자주와 민주, 통일을 실현하는 것이 한국 사회가 나아갈 길이다.
자주 민주 통일에서 관건적이고 결정적인 과제는 바로 자주다. 자주를 실현할 가능성이 보이는 지금 자주 민주 통일을 준비하고 실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