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 : 2025년 09월 01일
글 제목 : [논평] 한미정상회담 돌아보기.. 미국에 아부 말고 당당히 맞서야
[논평] 한미정상회담 돌아보기.. 미국에 아부 말고 당당히 맞서야
많은 사람들이 한미정상회담을 두고 걱정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주한미군 역할 변화나 방위비분담금 증액 등 발표가 없자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언론들은 트럼프 비위를 잘 맞췄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추어올렸다. 그러나 이렇게 평가해도 정말 좋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다음 회담에서도 트럼프 비위 맞추기에 집중해야 하며, 결과가 안 좋으면 비위를 잘 맞추지 못한 결과라며 탓해야 하는가?
한미정상회담을 그렇게 평가하고 넘어가선 안 된다.
1. 한미정상회담, 과연 ‘선방’했나?
발표된 게 없다고 하여 한국과 미국 사이에 아무 논의도 없었던 것이 아니다.
한미정상회담 중 한국 기업들은 1,500억 달러(210조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하였다. 관세 협상에서 3,500억 달러(490조 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과 별도다. 합치면 한국 1년 예산보다 27조 원 더 많다.
한미정상회담 직후 이재명 대통령은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발표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 먼저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것만 보아도 한미정상회담에서 국방비 증액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논의한 게 없는 것이 아니라 공식 발표문이 없을 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 기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를 방문해 한미동맹의 전성기를 함께 이루자며 한미동맹을 현대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연설했다. 안미경중에 대해 말하며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도 하였다. 이런 발언들은 한국이 미국의 전략에 동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워싱턴포스트가 8월 9일에 보도한 미국의 관세 협상 초안에는 ‘주한미군 임무 변경을 지지하는 한국의 자발적 정치 성명을 발표’하라는 내용이 있었다. 이런 것처럼 한국 정부가 ‘자발적 국방비 증액’ 같은 숙제를 떠맡았을 수 있다.
2. 북한 요인
한편, 공개 회담에서 북한에 관한 대화 비중이 높았던 것을 유심히 봐야 한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원한다. 한미 관세 협상 중에 미국 측에서 수시로 ‘어떻게 하면 북한을 끌어낼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관세 협상 막바지인 7월 30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이례적으로 하루에 두 차례, 각각 한국과 미국을 향해 담화를 발표했다. 트럼프는 그날 바로 한국 협상단을 만나 가장 먼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잘 지내고 있나”라는 질문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트럼프는 당장 다음 주에 한미정상회담을 하자고 하였다.
그간 미국은 북한에 대화를 하자고 말해왔으나, 북한은 무시했다. 그러던 중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해 한국과 미국에 대해 반응을 보이자, 트럼프는 이재명 정부를 이용해 북미대화를 열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한미정상회담에 열의를 낸 듯하다. 그렇다면 트럼프에게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중요 목표는 북한이었던 셈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라고 권유하자 트럼프는 “슬기로운 제안”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 “이 대통령은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북미 대화 분위기를 띄우려면 북미 대화를 권한 이재명 대통령을 깔아뭉갤 수 없었다.
3. 주권과 국익을 당당히 수호하자
국민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저자세 아부를 보며 굴욕감을 느꼈다. 일각에서는 가장의 비애에 빗대기도 하지만, 국민이 주권자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것은 어쩔 수 없다.
국민은 정부가 미국에 당당하기를 원한다. 한미동맹이 훼손되더라도 당당히 국익을 수호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다. 국민은 윤석열 내란 당시 미국이 내란세력을 지지하고 헌법재판소 판결을 지연시키며 간섭했음에도 윤석열 파면과 대선 승리를 이뤄냈다. 국민을 믿으면 얼마든지 미국에 맞서 당당히 주권과 국익을 수호할 수 있다.
주권을 수호하는 것은 너무나 절박한 문제다. 미국에 의존하여 미국을 따르다가는 한국은 파국을 피할 수가 없다. 경제가 파탄 나고 전쟁 위기를 벗어날 수가 없다.
미국은 한미일 협력을 추진해 북한·중국·러시아와의 대결에 한국을 앞장세우려 한다. 미국은 대만 전쟁을 염두에 두고 주한미군 역할 변화와 한국의 대만 지원 등을 계속 압박할 것이다. 트럼프는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기지 소유권을 원한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하였다.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분노스러운 요구다.
미국은 패권 몰락을 맞아 한국 경제를 말려 죽일 정도로 완전히 털어먹으려 한다.
한국 과학기술 발전과 국내 일자리 창출에 써도 모자를 700조 원을 미국이 미국 일자리와 미국 산업 발전을 위해 강탈하고 있다. 한국의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를 앗아가는 파국적인 요구다.
미국은 차별적이고 불합리한 강요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엔비디아, AMD 등 미국 기업에 대해선 대중국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중국 내 공장에 장비를 반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관세에도 불구하고 8월 수출이 역대 8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미는 관세를 15%로 합의하였으나, 트럼프가 행정명령을 하지 않아 관세 25% 적용 중이다. 그에 따라 대미 수출이 12% 감소했으나 유럽 등에서 선전하여 수출이 1.3% 증가했다. 단편적인 결과이긴 하지만, 미국의 관세 압박을 견뎌낼 가능성을 볼 수 있다. 700조 원을 강탈당할 것이 아니라 국익을 수호해야 한다.
트럼프는 내정간섭도 하였다.
트럼프는 내란 청산에 대해 ‘혁명’, ‘숙청’ 운운하며 부정적인 기색을 내비쳤다. 미군기지와 교회 압수수색에 대해 문제 제기도 했다.
북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했던 트럼프는 공개석상에선 오해라며 금방 꼬리를 내리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오해’해서 그런 말을 꺼냈을 가능성은 없다.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가 주한미군에 물어보기만 해도 내란 특검이 미군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 않은 것은 충분히 알 수 있다.
트럼프는 미국이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특검의 외환 수사를 위축시키고 이재명 정부로 하여금 내란 청산에 대해 타협을 종용하려는 의도로 말을 꺼냈을 것이다. 비공개 석상에서 관련 발언을 더 했을 수도 있다.
그에 발맞춘 듯 트럼프 측근인 뉴트 깅그리치 전 연방 하원의장은 8월 27일 워싱턴타임스에 한국의 국힘당과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론하며 “이재명 정부의 최근 정치·종교에 대한 전면적인 탄압이 숨 막힐 지경”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내란 정국에서도 내란세력 편을 들었다. 특검 수사, 검찰개혁, 군 개혁 등에 대해서 음으로 양으로 개입하려 들 것이다.
미국의 내정간섭과 주권 침해, 경제 수탈, 전쟁 강요에 맞서 국민주권 실현의 목소리를 더 높여야 한다.
한편, 트럼프와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이야기하면서 북한에 트럼프월드를 만들어 골프를 치자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 북한과 러시아가 제주도나 캘리포니아에 테마파크를 만들자고 한다면 어떻겠는가. 주권을 무시하는 대화 내용이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이라고 부르며 북한 비핵화를 하겠다고도 하였다. 한미연합훈련을 하고 북한 비핵화를 주장하면서는 북한과 대화의 장을 열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전쟁 위기만 가중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