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8.


윤석열, 매정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KBS와의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뇌물 수수에 대해 “누구한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해명했다. 

듣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해명이다. 과거 대선 후보 시절 허위 이력에 대해서는 눈물쇼를 하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순애보 연극이라도 했는데, 지금은 국민을 달래고 설득해 보려는 성의조차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번 특별 대담은 김건희 뇌물 수수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해명을 내놓으면서 김건희 뇌물 수수 논란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횡설수설

한동훈 국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매일 같이 주요 뉴스를 장식하고 있지만, 별로 신통치는 않다. 스타벅스가 서민들이 오는 곳은 아니라고 말한 것만 봐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국민들과 영 정서가 안 맞는다.

그러고 보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하는 말들은 모두 어딘가 이상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는 “만약 검사 독재가 있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금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스스로 ‘이재명 구속=검사독재=나쁜 것’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말대로면 윤석열 정권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하려 노력한 건 검사독재를 하려던 나쁜 짓이 된다. 이재명 대표가 구속을 면한 건 민주주의가 작동한 결과다. 

이런 일은 1월 30일에도 있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그 사람들(민주당)은 저를 ‘아바타’로 보지 않았나. 아바타면 당무개입이 아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냥 듣기에도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를 말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나는 윤석열의 아바타이기 때문에 당무개입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걸까? 아니면 ‘나는 윤석열의 아바타가 아니기 때문에 당무개입이 맞는다’라고 말하는 걸까?

그 외에도 한동훈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공천은 당이 공정하게 하고 있다. 내 말이 안 믿어지시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확신을 줘도 모자랄 판에, 공정성에 대해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자진해서 상기시켜 주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로 국힘당이 선거에서 참패를 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의 새로운미래도 출발이 산뜻하지 않다. 

이낙연의 새로운미래의 경우 민주당 탈당파인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창당 과정 막판에 이탈했다. 이원욱, 조응천 의원은 공동 창당대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입장문을 발표하여 합당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이낙연의 말에 따르면 조응천 의원이 새로운미래 대표를 맡을 예정이었다고 한다. 무려 당대표를 맡으려던 인사가 합류를 거부하면서 새로운미래는 반쪽짜리 창당을 하게 되었다.

이준석 개혁신당도 힘을 크게 쓰지는 못하고 있다. 언론에서 이준석 대표와 개혁신당을 연일 대서특필해 주며 지원을 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갤럽 1월 30일~2월 1일 자체조사에 따르면 이준석의 개혁신당 지지율은 3%에 머물렀다. 언론들은 개혁신당 창당 전 10%가량 나올 거라며 보도하곤 했는데, 그에 비해선 초라한 성적표다. 주간조선은 2월 6일 “이준석과 이낙연 합쳐도 6%”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사실 이준석 개혁신당은 이름부터가 기만이다. 이준석은 보수세력의 충실한 장기 말일 뿐 개혁을 표방할 자격이 없으며 보수세력의 이단아도 아니다. 이준석은 국힘당에 실망한 여론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수세력 내 소수파의 역할을 하는 것뿐이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건 이준석 대표가 맡은 역할이 그래서다. 이준석 대표에게 개혁 행보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개혁신당에 합류하는 인사의 면면을 봐도 그렇다. 이기원 개혁신당 보령시·서천군 예비후보는 2017년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막말하여 당시 바른정당 충남도당 대변인을 하다가 제명당한 인물이다. 개혁신당이 인재 영입한 이태환 전 세종시의회 의장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인물이다. 개혁신당이 당 이름엔 ‘개혁’을 넣었지만, 개혁과는 거리가 먼 부패한 보수정당임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이준석 대표와 개혁신당은 국힘당과 함께 사라져야 할 구태 정치인, 구태 정당일 뿐이다.

민주·진보 대연합의 가능성

국힘당과 보수정당들이 지리멸렬한 행보를 하고 있을 때, 민주 진보 진영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준연동형 선거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이 병립형으로 회귀하면 다른 진보 개혁 정당들과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었다. 민주당이 준연동형 선거제를 선택하면서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통 크게 연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물론 연합정당을 추진하면서 누구를 포함하고 누구를 배제하며, 비례 순번을 어떻게 배치할지를 정해야 하는데, 첨예하고 복잡한 문제다. 모두가 국민과 대의를 생각하며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을 철저히 심판하는 것이다. 이번 총선을 윤석열 탄핵 총선으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이 21대 국회에 실망한 것은 개혁을 관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7년 1월 6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무려 89.8%에 달했다. 미디어오늘이 2020년 6월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언론개혁을 위한 가짜뉴스 처벌법에 대한 찬성 여론은 81%였다. 국민이 개혁을 얼마나 열망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전체 진보·민주·개혁 정당들이 통 크게 단결하고 개혁의 기치를 높이 들어 이번 총선을 윤석열 탄핵 총선으로 만들자. 그것이 국민의 개혁 열망을 총분출시켜 총선 압승을 실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