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9. 21.


한국은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을 갖고 있지 않다. 군대는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과 주권, 영토를 수호하는 핵심 수단이다. 전시에 군에 대한 통제권이 없다는 것은 국가가 유사시 자기 의지에 따라 자국의 국민과 주권, 영토를 보호할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이 온전한 주권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속히 전작권을 환수해야 한다.
국민주권당 정책위원회는 현 전작권 체제의 문제점을 분석한 기초 위에서 전작권 환수 이후의 대안과 올바른 환수 방법에 관한 정책 연구 내용을 3회에 걸쳐서 발표한다. 
 
차례
Ⅰ. 한국군 작전통제권의 이양 과정과 현행 지휘체계의 문제점
Ⅱ. 전작권 환수에서 주목할 점
Ⅲ. 올바른 전작권 환수를 위한 제언


Ⅱ. 전작권 환수에서 주목할 점: ‘미래연합사’ 통합형 구조의 심각한 문제점

 

1. 전작권 환수란 무엇인가?

 

전작권을 환수하는 것은 한미연합군사령관에게 위임했던 권한을 회수하면 간단할 것 같지만, 실제 진행되는 논의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전작권을 어떻게 환수할 것인지에 대한 견해부터 단일하지 않다.

 

먼저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한국군과 미군이 별개의 군대로 각자 존재하는 방안이 있다. 이 경우 미군은 더 이상 한국군의 지휘체계에 관여하지 않게 된다. 이런 방안을 ‘병렬형 구조’라고 부른다.

 

한편 한미연합군사령관을 한국 군인이 맡는 것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전작권을 갖고 있으니, 한국 군인이 사령관을 맡으면 군사주권을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런 방안을 ‘통합형 구조’라고 부른다.

 

공식 정의는 아니지만 병렬형 구조를 말할 때는 전작권 ‘환수’로, 통합형 구조를 일컬을 때는 전작권 ‘전환’으로 지칭하는 것이 각각의 의미에 잘 부합한다.

 

한미 당국이 추진하는 방식은 통합형이다.

 

노무현 정부가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결정한 것은 병렬형이었다. 2007년 당시에 2012년 4월 17일부로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2010년에 전작권 환수 시기를 2015년 12월로 연기하였다. 2014년 박근혜 정부는 시기를 특정해 전작권을 전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건이 충족되면 전작권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였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8년 10월 31일 제50차 SCM 직후 한미 국방부 장관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에 서명하면서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를 두는 통합형 방식의 전작권 전환이 확정되었다.

 

연합방위지침에는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주한미군 계속 주둔 ▲연합군사령부와 예하 연합구성군사령부 편성 ▲연합군사령부는 독립적인 상설기구로 운용되며, 양국 국가통수기구의 공동지침을 받는 군사협의기구로부터 전략지시와 작전지침 수령 ▲사령관에 한국군 4성 장성, 부사령관에 미군 4성 장성을 임명 ▲유엔사를 지속 유지하며 한국 합참, 연합군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유엔군사령부 간 상호관계 발전 ▲미국의 확장억제 지속 제공 등의 내용이 담겼다.

 

2. 미래연합사 체계

 

연합방위지침을 봤을 때 미래연합사는 현 한미연합사 체계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미래연합사령관만 바뀌는 것으로 봐도 무방해 보인다.

 

미래연합사 예하에 6개의 연합구성군사령부 상설화를 추진한다. 기존엔 전시에 연합구성군사령부를 설치했다고 하면 전작권을 전환하면서 평시에도 존재하도록 한 것이다.

 

6개 연합구성군사령부는 전시 작전 수행을 위해 한국군과 미군 병력을 통합 지휘·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지상군·해군·공군·해병대 등 4개 연합구성군사령부가 상설화되었다. 앞으로 특수전·군사정보지원작전에 대한 연합구성군사령부가 상설화되는 과제가 남았다. 

 

현행대로라면 지상군, 특수전, 군사정보지원작전군 사령관은 한국군이 맡는다. 해군과 해병 연합구성군사령관은 전시와 평시가 다르다. 평시에는 국군의 해군작전사령관과 해병대사령관이 직을 수행한다. 전시에는 미7함대사령관과 미 제3해병원정군사령관에게 사령관직이 넘어간다. 공군의 경우 전시와 평시 모두 미7공군사령관이 담당한다.

 

3. 문제점

 

통합형 구조로 전작권을 전환하는 데 대해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① 한국군이 실제로 주한미군을 지휘할 수 있을까?

 

핵심적인 문제는 한국군이 실제로 주한미군을 지휘할 수 있을 것이냐는 점이다. 세계 최강을 자처하는 미군이 한국 장성의 명령을 따라 전쟁을 수행하는 것을 실제로 수용할지 의문이다. 

 

미국은 대통령이 전쟁부 장관을 통해 인도·태평양사령관을 거쳐 주한미군을 지휘한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미래연합사령관이 자신에게 배속된 미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므로 미국의 지휘권과 충돌할 가능성이 발생한다. 한국이 겪었던 군 통수권 침해 문제를 미국도 겪게 될 소지가 있다.

 

이와 관련해 2018년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 의회에 제출한 서면진술서에서 “미군 장성은 향후 연합사령부의 부사령관 역할을 맡는 동시에 유엔군사령관 및 주한미군사령관직을 유지하게 된다. 미군은 계속해서 미국 당국 아래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사령관이 미국 당국의 지휘권이 계속 유지된다고 하면서 유엔군사령관 및 주한미군사령관직을 맡는다고 언급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미군이 이 두 가지 직책을 통해 한국에서 얼마든지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언뜻 생각하면 통합형 구조에서 미군이 한국군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따라서 통합형으로 하는 것이 미국으로부터 전작권 전환을 받아내기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군이 한국군의 작전통제를 받는 것을 수용하겠느냐는 점을 고려하면, 통합형 구조보다 병렬형 구조로 전작권을 환수하는 것이 미군이 수용하기 용이할 수 있다.

 

② 미래연합사 권한의 모호성, 복잡성

 

미래연합사가 만들어지면 한국군에 대해 한국이 온전히 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 미래연합사에 편성된 미군에 대해서는 작전통제권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전시에 미래연합사 연합구성군 중 지상군, 특수전, 군사정보지원작전군은 한국군이 맡지만, 공군·해군·해병의 경우 미군이 사령관을 담당한다. 이는 한국 공군·해군·해병은 전작권이 전환되어도 사실상 미군 지휘관의 작전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군의 경우, 평시에 한국 해군작전사령관이 지휘하다가 전시가 되면 미7함대사령관이 맡는다.

 

그런데 미7함대는 주한미해군이 아니다. 일본 요코스카에 본부를 둔 미국 태평양함대 소속이다. 전시가 되면 미7함대가 한반도에 개입하면서 미래연합사의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를 담당하게 되는 형태다. 미7함대 전체가 미래연합사 예하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전쟁이 발발하면 미7함대가 미래연합사 조직에 편입되어 미래연합사령관의 지휘를 받는다기보다는, 미7함대사령관이 미래연합사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이라는 모자를 하나 더 쓴다고 보는 게 적절하다.

 

또한 미래연합사 하에서도 미군 전력에 대해 부대를 편성하고 지휘관을 임명하고 군수를 조달하는 등의 권한은 미군에 있다. 가정을 하자면 미래연합사령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도 미래연합사령부는 조치할 권한이 없다. 지휘관을 해임하거나 임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연합사가 작전지시를 내렸을 때 미군이 군수 지원 등을 맞출 수 없다며 거부하면 강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미래연합사는 사령관과 부사령관이 상명하복 관계가 아니며 협의하는 관계로 규정되어 있다. 미래연합사령관이 지시를 내렸을 때 미군 지휘관이 자국 지휘계통에 보고·건의하면 미 지휘체계를 통해 미래연합사령부에 간섭할 수도 있다. 

 

미래연합사에는 모순적인 권력 구조도 존재한다.

 

미래연합사는 한미군사위원회의와 상설군사위원회의로부터 지침을 받아 임무를 수행한다. 두 회의가 미래연합사의 상위 기구인 것이다. 현재 한미군사위원회의에는 연합사령관,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관, 한미 양국 합참의장, 한국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등 5명이 참석한다. 상설군사위원회의에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한국 합참의장이 참석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상설군사위원회의다. 미래연합사령관은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데, 미래연합사 부사령관인 주한미군사령관은 참석한다. 미래연합사 부사령관이 상설군사위원회에서 결정한 지침을 미래연합사령관이 수령하여 수행하는 셈이다. 실질적으로 부사령관이 사령관 상급에 있는 권력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③ 유엔사와의 관계

 

한국과 미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유엔사를 지속시키기로 했다. 이는 한국 합참과 주한미군사령부, 미래연합사와 유엔사 간에 복잡한 관계를 만들게 된다.

 

미래연합사의 지상군사령관은 한국 지상작전사령관이다. 그러나 유엔사의 지상군사령관은 미8군사령관이다. 공군의 경우 미7공군이 미래연합사의 공군사령관과 유엔사의 공군사령관을 겸직한다.

 

이런 이중적인 구조는 충돌 소지가 있다. 한미 당국은 미래연합사와 유엔사의 역할과 권한을 사전 조율·분리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전쟁 상황에 놓이면 복잡하고 다중적인 지휘구조는 혼란과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이해관계나 판단이 엇갈릴 경우 복잡한 지휘구조가 미래연합사의 기능을 중대하게 제약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하게 되는 핵심적인 이유는 유엔사의 권한이 매우 강력하고 폭이 넓기 때문이다.

 

한미연합사는 명목상 한국과 미국이 협의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유엔사는 미국이 전권을 행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그러한 유엔사가 정전체제를 관리하는 데서 단독 권한을 갖는다.

 

정전체제를 관리·시행·유지한다는 것은 경계가 모호하다. 정전협정에 명시된 역할만 수행한다면 유엔사의 권한이 무엇인지 비교적 명확하게 특정된다. 그러나 정전체제 유지의 의미를 광범위하게 해석하면 유엔사의 권한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그런 사례로 교전수칙을 들 수 있다.

 

한국군이 따르는 교전수칙은 유엔사의 교전수칙이다. 평시 작전통제권이 환수되었어도 합참이 자체적인 교전수칙을 마련하지 않고 유엔사 교전수칙을 따른다. 이는 데프콘과 상관없이, 전시와 평시를 나누지 않고 일괄 적용된다. 미국이 결정하면 오늘은 없던 교전수칙이 내일 새로 생길 수도 있다.

 

2010년 한국 합참은 자체적으로 교전수칙을 가질 권한조차 없다고 여겼다. 연평도 포격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공습 명령을 내렸지만, 군이 유엔사 교전수칙을 근거로 반발하면서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명박의 무리한 지시로 전쟁이 발발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평시 작전통제권을 회수한 것이 무색해지는 장면임은 분명하다.

 

유엔사는 정전 관리 업무에 필요하다고 하면 한미연합사도 통제할 수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1970년대 맺어진 합참-유엔사-연합사 관계약정(TOR)에 정전협정이 유지되는 한 유엔사가 연합사를 지휘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명시적으로 유엔사가 한미연합사의 상위 기구인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는 요소다. 

(해당 관계약정은 공개되지 않아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한국의 중대한 주권문제에 대해서 국민의 알 권리가 차단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전작권이 전환되었다는 가정하에 진행된 한미연합훈련 중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연합위기관리권한은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한미 당국 간 논쟁이 벌어졌고 끝내 주한미군사령관이 해당 지휘권을 행사하는 일이 있었다.

 

연합위기관리권한은 1994년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위임된 권한이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미래연합사령관이 행사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전작권 전환을 가정한 상황에서도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 직함을 내세워 권한을 가져갔다. 이는 미국이 유엔사를 내세워 미래연합사의 권한을 통제하려 들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유엔사는 전시에 자신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소지가 있다.

 

유엔사는 자신의 역할을 회원국들이 보내는 병력·함정·항공기·특수전력을 군종별로 받아서 통합·조정하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예를 들어 영국이나 호주 등이 함정을 제공하면 유엔사가 수용하고 통합한다. 이런 구조를 보면 유엔사가 전력을 총괄하고 미래연합사는 제공된 병력을 활용해 전투사령부 역할을 수행한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유엔사가 한미연합사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보탠다.

 

유엔사는 직접 작전통제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2019년 로버트 에이브럼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작권 전환 이후) 유엔사를 작전사령부로 만들 계획은 없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계획이 없다는 것은 ‘지금은 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이지 ‘불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유엔사는 내부에 연합구성군사령부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전력을 편성해 직접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적 틀을 갖추고 있다.

 

미군은 스스로 유엔사가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직접 전투를 수행할 수 있다고 여긴다.

 

미 해군은 2017년 5월 4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에서 “유엔군 해군구성군 사령부의 임무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의 내용을 이행하여 한반도 주변 해역의 평화를 유지하는 동시에, 정전협정이 파기될 경우 유엔군에 배속된 파병국 해군에 대한 작전통제를 제공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2011년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 후보자는 미 상원에 “유엔군사령관은 비상사태 시 전략적 방향 설정, 지침 제공, 병력에 대한 작전통제, 전투 작전 수행, 그리고 유엔사 회원국 병력의 수용 및 통합을 책임진다”고 밝혔다.

 

2021년 폴 라캐머라 또한 주한미군사령관 인준을 앞두고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문서에서 “유엔군사령관은 비상사태 시 전략적 방향 설정, 지침 제공, 병력에 대한 작전통제, 그리고 유엔 회원국 병력을 연합 작전에 수용 및 통합하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확인했다.

 

물론 유엔사가 군사령부로서 직접 전쟁을 수행한다고 해도 미래연합사와 별개로 움직일 수 있다. 미래연합사는 한미연합군의 사령부로, 유엔사는 그 외에 증원된 미국 전력과 다국적군에 대한 사령부로 서로 역할을 구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엔사가 미래연합사의 머리 위에 서려 할 경우 미래연합사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미래연합사로 전환을 하는 목적은 전작권을 회수해 군사주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유엔사의 존재로 인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전작권 전환 후엔 유엔사가 한국의 군사주권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특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유엔사는 한국을 위한 조직 또는 유엔과 같은 다국적 통제를 받는 조직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현 주한미군사령관은 2024년 9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용 답변서에서 유엔사의 임무에 대해 정전협정 집행과 다국적 기여, 미국 당국이 합참을 통해 부여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꼽았다. 브런슨 사령관은 유엔사가 미국 당국이 부여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여기서 중요한 점은 유엔군사령부가 유엔의 평화유지기구가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군사사령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견해를 고려하면, 미국은 필요시 유엔사를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게 적극 활용하려 들 것이라고 전망된다.

 

미군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주한미군사령부와 미래연합사 그리고 유엔사의 모자를 바꿔 써 가며 상황을 주도하려 할 경우, 미래연합사가 미군의 간섭을 견제하며 한국의 군사주권을 고수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④ 합참과 미래연합사의 관계

 

한국 헌법과 법률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국방부 장관이 합참을 통해 군을 지휘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연합사 체계는 한국군 자체의 지휘체계도 복잡하게 꼬아 놓는다.

 

통합형 구조로 전작권이 전환되면 합참이 평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고 미래연합사가 전작권을 행사하게 된다. 전시에 미래연합사는 전방 지역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합참은 후방 지역 작전을 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작권을 전환했는데 한국군 내에서 전시와 평시, 전방과 후방의 작전통제권자가 분리되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는 한국군의 공식 참모부인 합참이 법률로 정해진 권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없게끔 군 지휘구조를 왜곡시키고, 전시 상황에서 혼선과 비효율을 초래할 것이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국방구조, 제대로 된 군사주권 회복이라고 볼 수 있을까?

 

더불어 미래연합사가 전시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주한미군과 유엔사, 합참과의 복잡한 관계 속에 제대로 된 기능 수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⑤ 연합권한위임사항은 어떻게 되는가?

 

1994년 평시 작전통제권이 한국 합참의장으로 전환될 때 6개 권한은 평시에도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위임되었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미래연합사령관이 연합권한위임사항을 보유하고 행사해야 마땅하다. 그렇게 되면 한국군 장성이 연합위기관리, 연합정보 관리, 작전계획 수립, 연합합동교리 발전, 연합합동연습 계획 및 시행하는 역할 등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이 평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 돌려주면서도 연합권한위임사항만큼은 고수했던 전적을 생각하면, 전작권을 전환하면서도 그러한 권한을 계속 유지하고자 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연합위기관리권한의 경우 2019년 주한미군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의 권한이라고 주장한 사례가 있다. 

 

한미연합훈련의 계획 및 실시와 관련해서도 그런 조짐이 있다. 

 

한국이 전작권을 전환받으려면 연합훈련을 계획하고 시행하는 능력도 향상시키고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실제로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할 때 시범적으로 한국군이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게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실제로 2013년 3월 키리졸브 훈련을 한국 합참이 계획을 수립하고 주도해서 진행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이 연기되면서 2014년부터 다시 한미연합사가 주도했다.

 

그런데 2019년부터 전작권 전환 능력 검증 절차가 본격적으로 개시된 이후 현재까지 한국군이 전적으로 한미연합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맞춰 훈련을 진행한 경우는 없다.

 

⑥ 조건 충족의 모호성

 

한국군은 미국으로부터 전작권 전환 능력을 검증받아 전작권을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전쟁에 있어서 충분한 능력이란 무엇이며 이를 제대로 검증할 수가 있느냐는 문제 제기도 가능하다. 이란 전쟁을 보면 한국군을 검증하는 미군도 이란에 맞서 고전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전쟁에 있어서 완벽한 능력, 완벽한 검증이란 있을 수 없음을 드러낸다. 하물며 미군이 타국인 한국군 대장의 지휘를 따르려면, 그 능력이 얼마나 되어야 만족할 수 있을까?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기준인 연합임무필수과제목록(CMETL)의 세부 평가 항목은 최초 작전운용능력 검증 당시에는 90개였는데, 완전운용능력 검증 단계에서 155개 항목으로 늘었다는 점도 미군이 가진 우려를 보여준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올해 4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작전통제권 이양을 “조건부”라고 설명하며 “정치적 편의가 조건을 앞지르지 않도록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9월 16일 한미연합사령부 주최 ‘2026 한미 연합워파이팅포럼’ 기조연설에서도 “앞으로의 이정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전작권 전환은 확고하게 조건에 기초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군사적 능력은 한 번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그 수준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군사적 능력은 높았다가 낮아지기도 한다. 지금은 조건을 충족하지만, 향후에 기준에 미달하게 될 경우 어떻게 되는가. 미군이 전작권을 다시 전환해가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런 것이 아니라면 미국 입장에서 한국군이 일시적으로 조건을 충족했다고 하더라도 향후 미군의 안전까지도 담보하리라고 볼 수 없다. 반면, 그렇다고 해서 주기적으로 한국군의 능력을 시험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전작권을 한국군에서 미군으로,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오가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의 맹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연구]전작권환수2_2026092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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